< 2014 KCDF 갤러리 기획공모 당선전시>

진유리 개인전 ‘Daily Life’

 

2014. 9. 17 wed. – 9.23 tue

opening : 9. 17 wed.  pm 5:00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갤러리 (KCDF 갤러리) 제 3전시장

운영시간 am 10:00 – pm 6:00  ( 23일 화요일은 pm 12:00 까지)

www.kcdf.kr  tel 02-732-9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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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었다. 하루 일과를 온통 작업에 쏟아 붓고도 내 머릿속에는 작업이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걱정으로 가득 찰 수 있다는 사실을. 심지어 식사를 하고 양치질을 하는 와중에도 ‘나’와 ‘작업’에 대한 생각 보다는 ‘큰딸은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사이 좋게 잘 지냈는지’, ‘작은 아들은 오늘도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면서 할머니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등의 자잘한 걱정이 앞선다. 그렇다. 나는 더 이상 작가로서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는, 두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부모가 된 것이다. 이제는 작가라는 직업적 특성과 묘하게 어긋나고 있는 ‘아이들이 있는 평범한 가정’을 가진 여자 작가로서 작업과 일상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 삶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아이를 돌보는 일과 작업을 하는 일은 서로 상반되는 것 같지만 사랑과 관심을 주는 만큼 성장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모두 나의 시간과 노력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일이다. 나는 이 두 가지 일의 조화와 공존을 위하여 내 작업 속에 사랑하는 두 아이와 함께 하는 평범한 일상의 흔적을 담아내기로 했다. 깨끗하게 세탁한 가족들의 옷과 수건을 정성스레 말아 개어 놓듯 아이들이 입었던 옷을 작게 자르고 둥글게 말아 가슴에 꽂는다. 아들이 썼던 예쁜 나무가 그려진 젖병의 조각은 브로치의 장식이 된다. 딸이 그려준 상상 속의 얼룩말은 엄마의 손길을 거쳐 하얀 도화지가 아닌 단단한 금속판으로 현실화 되어 나타난다. 이렇게 내 작업 속에 들어온 아이들의 모습은 길게 자른 천과 함께 동그랗게 말아 감겨 아이와 내가 함께 한 시간의 상징이 된다. 평범하고 단순한 하루하루가 모여 삶이 되듯 소소한 흔적이 담긴 아이들의 물건으로 만들어 진 내 작업들은 아이들과 공존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작가로서의 삶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