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스튜디오 인터뷰 – Katja Pr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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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마지막 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활동 중인 아트 주얼리 작가 Katja Prins(www.katjaprins.com)의 스튜디오를 방문했습니다. Katja Prins는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과 북미, 남미, 그리고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작가로서, 교수로서 왕성히 활동 중인 아티스트입니다. 작가는 네덜란드의 도시 중 하나인 Schoonhoven에 위치한 기술 학교(M.T.S Vakschool)에서 금속세공을 공부했고, 졸업 후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미술학교 Gerrit Rietveld Academie에서 아트 주얼리를 공부했습니다. 작가의 작업실은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Q. 이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지 오래되었나요?

A. 리트벨트 아카데미를 졸업한 이후로 계속 이곳에서 작업해왔기에, 올해로 아마 17년째 이곳에서 작업 중입니다. 지금의 작업실이 조금 작은 편이라 조만간 큰 작업실을 찾아서 옮기려고 합니다. 그 동안의 제 모든 작업 과정이 이곳에서 이루어졌죠.

 

Q. 작업실이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는데요, 수도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적 특성이 작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암스테르담만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나 환경적인 요소가 특별하게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의 작품은 인간의 몸(human body)과 기술(technology)의 관계라는 큰 타이틀 아래서 계속 이루어져왔는데요, 우리의 주변 환경이 모두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우리의 몸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기술 즉 테크놀로지라는 것이 큰 범주에서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의자, 테이블, 숟가락, 컴퓨터 등 우리가 사용하고 맞닿는 모든 사물을 의미하기에, 저를 둘러싼 모든 환경적인 요소가 저의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건축적인 환경요소에 관심이 많은데, 저의 작품에서는 빌딩의 파이프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몸의 구성요소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암스테르담이라는 특별한 도시가 영향을 주기 보다는 저를 둘러싼 모든 것이 환경적인 요소로 영향을 주고 있기에 암스테르담도 그 환경적인 요소의 일부분으로 작용하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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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튜디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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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큰 영감이 된 의료 기구들

Q. 인간의 몸과 기술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네요. 건축적인 구성요소가 작품에서 어떻게 보여지는지, 즉 건축적인 요소와 인간의 몸이 어떤 관계로 작품에서 보여지는지, 혹시 크게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가 있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요?

A. 먼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보여 드릴께요. 아마 저의 작품과 이 작가의 작품을 비교해 보시면 어떤 의미인지 아실 수 있으실 거예요. 독일 출신의 아티스트인 Bernd and Hilla Becher 작가 듀오의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Bernd Becher와 Hilla Becher는 함께 작업했던 개념 미술적 사진 작품들로 유명한데요, 특히 산업 관련 건축물, 즉 ‘공장’의 모습, 구조, 격자무늬, 가스 탱크, 제철소 용광로의 파이프 사진은 저에게 커다란 영감을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Bernd and Hilla Becher가 보여주는 산업 건축물들의 구조에 대한 사진들은 저에게는 인간의 몸의 구조와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제철소 용광로의 파이프 구조를 인간의 몸과 연관 짓는 의미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습니다. 기술이라는 단어에는 자연적이고 인위적인 두 가지의 의미가 다 내포되어있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모든 동물들은 각각의 독특한 몸의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토끼의 다리, 기린의 목 등 각각의 동물은 살아남기 위한 독특한 몸의 구조, 즉 기술을 가지고 있죠.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사물들도 우리의 몸의 형태와 연관되어 있죠. 전 모든 사물을 이러한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즉 기술은 인위적이고 딱딱한 것 만이 아닌 우리의 몸과 연관된 매우 유기적이고 자연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들을 출산했을 때 저의 몸도 하나의 공장 이라고 느꼈었죠. 아이를 출산하고 모유를 수유하는 과정은 저로 하여금 제 몸이 생산 공장이라고 강하게 느껴지게 했죠(웃음). Tube Brooches라는 타이틀로 선보였던 시리즈가 바로 이때 만들었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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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d and Hilla Becher, Blast Furnaces, 198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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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Tube Brooches, 2001, silver, paraf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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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Tube Brooches, 2001, silver, paraf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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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Anatorium, brooch, 2005, silver, g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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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Anatorium, brooch, 2005, silver, g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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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Inter-Act, necklace, 2011, silver, glass, st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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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Inter-Act, necklace, 2011, reconstructed red and white coral, steel

Q. 작가님은 기술학교에서 먼저 금속세공을 공부했고, 졸업 후에 리트벨트 아카데미라는 미술대학에서 공부했는데, 이러한 교육적인 배경이 인간의 몸과 기술이라는 테마와 어떻게 보면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매우 다른 두 학교의 교육이 작품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나요?

A. 사실 리트벨트 아카데미라는 미술학교에 다닐 때, 제가 그 이전에 공부했던 기술학교에서의 금속세공은 졸업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졸업 작품을 만들 시기가 되어서야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죠. 왜냐하면 저의 테마가 기계, 기술에 대한 것이기에 금속을 사용해야 했고, 컨셉에 맞추어서 제가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중에 제가 이미 알고 있던 기술적인 경험을 작품에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기술은 일종의 교통수단처럼, 저를 도와주고 저를 작품 안에서 움직이기 쉽게 도와주는 하나의 매개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작품에 사용되어진 금속 이외의 재료들도 참 흥미로운데요, 특히 치과에서 쓰이는 재료 같은 특이한 재료들은 어떻게 사용하게 되었나요?

A. 의학적인 요소와 이야기들은, 저의 작품들의 큰 테마인 ‘인간의 몸과 기술’을 위해서 많이 사용되어졌는데요, 저는 병원에서 일하는 친한 지인으로 인해서 의학 도구와 재료들에 대해 비교적 쉽게 접근하고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작품이 몸에 대한 것이다 보니 자연적으로 의학적인 재료에 관심이 생겼죠. 일주일에 한번씩 의학 재료상에 들려서 여러 가지 재료를 보고 만지고 설명을 듣는 것은 저의 가장 큰 기쁨 중에 하나입니다. 그 밖에도 sealing wax와 같은 재료들은 예전부터 편지를 밀봉하기 위해 사용 되어 졌었는데, 저의 작품들 중 한 프로젝트에서 실험실에서 쓰는 유리를 사용해야 했고 이를 연결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재료로 sealing wax를 사용했죠. 이후 이 재료에 계속 흥미가 있었지만,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마침내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 이 재료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주된 재료로 사용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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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Object Anatorium, 2003, glass, sealing w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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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Object Anatorium, 2003, glass, sealing w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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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Act, brooch, 2011, silver, reconstructed white coral, sealing w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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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 Hybrid 01, brooch, 2014, chrome plated brass, dental re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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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 Ring Hybrid 1, 2014, chrome plated brass, dental re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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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 Hybrid 04, brooch, 2014, chrome plated brass, dental re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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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ja Prins , Hybrid 15 & 16, brooch, 2014, chrome plated brass, dental resin

작품 이미지출처 ©  Katja Prins

Q. 작품들을 보면 무엇인지 알 것 같은 모양이면서도, 동시에,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확실치 않은 추상적인 형태가 인상적입니다. 인간의 몸 같은 유기적인 형태이지만 동시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하게 하는 형태입니다.

A. 궁금함을 자아냈다면 저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셨네요(웃음). 저는 작품에 대한 저의 의도를 아주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면 보는 이에게 상상을 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어디를 가든 궁금해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저는 어른들에게도 상상의 여지를 주고 싶고, 때로는 놀라기도 하고 두렵게 하기도 하는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의 작품을 보는 이, 자신이 자신의 몸과 연관 지어 보면서, 어딘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없는 궁금함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Q. 작품의 제목은 과학적이고 함축적입니다. 그래서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제목이 주는 무게감으로 작품에 쉽게 다가가기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제목은 어떻게 결정하고, 제목이 작품에 주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언제나 작품에 관련된 의미를 마음에 두고 그것에 관련된 단어, 즉 용어를 생활 속에서 찾곤 합니다. 예를 들면 책을 볼 때, 어떤 단어를 발견하면 그 단어가 저에게 주는 인상을 중요하게 여기죠. 예를 들면 가장 최근 프로젝트였던 2014년의 Hybrid 프로젝트의 타이틀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는데요, 이 단어는 어떤 사이(in-between)이라는 의미로, 인간과 기계의 중간, 연결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 작품과 무척 연결된다고 생각했죠. 이 단어는 꽤 오래 전에 제 마음속에 있었는데,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고, 제 무드 보드를 보면서 이 제목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죠.

 

Q. 작업실에 많은 사진들이 보이는데, 작품에 영향을 주고 있는 사진들인가요?

A. 네. 저는 많은 매개체(신문, 책, 잡지, 라디오, 음악 등)를 통해서 리서치를 하는데요, 작품을 위해 리서치를 하다가 흥미로운 것들을 모아놓고, 그 중에서 작품과 밀접하게 연관될 수 있는 사진들이 지금 벽과 창문에 붙어져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인간의 몸과 연관되어 있죠. 지금 이곳에 있는 사진들은 2014년에 선보였던 Hybrid 시리즈를 위해 리서치하고 공부했던 사진들입니다. 연결과 조합에 관련해 흥미로웠던 사진들을 붙여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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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무드 보드

Q. 현재 새롭게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짧게라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A.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모형(기차, 집, 자동차 등)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모형은 플라스틱,알루미늄 등 가볍지만 굉장히 디테일 한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연결을 위한 이음새가 굉장히 흥미로워서, 여러가지 모형들을 사서 연구하고, 실험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인간과 기술이라는 큰 타이틀아래 모형에서 발견한 많은 흥미로운 구성 요소들로 작품을 새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Q.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강의를 하고 계신데요, 선배로서 이제 아트 주얼리를 시작하고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학생들에게 작품을 만드는 아티스트로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A. 글쎄요, 많은 나라에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왔는데요. 저는 매번 “만드는 것은 대부분 보는 것에 관한 것이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작품이 만드는 이에게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는지, 그 작품의 주변 요소와 함께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라는 의미입니다. 학생들이 많은 좋은 아이디어와 생각을 마음에 가지고 있었지만, 그 생각에 대한 표현(형태와 재료)이 그 아이디어에 대해 적합하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는다면, 그 작품은 학생이 이야기 하려고 하는 것을 잘 이야기 하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Q. 감사합니다. 끝으로 한국에서 작가님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A. 네.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전시와 강의를 했었는데, 아시아에서 느꼈던 학생들의 열정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가까운 미래에 방문해서 저의 작품을 많은 분들에게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작가의 작품은 굉장히 모던하고, 개념적이고 추상적이며, 때로는 무거운 느낌을 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Katja Prins의 작품은 우리의 몸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시대적, 건축적, 환경적 요소)와 매우 밀접한 것이었습니다. 작품에 사용된 모든 부분 부분들은 살아가면서 환경적으로 늘 보았던 것들(예를 들면 건축물의 구성요소, 가구의 이음새, 우리 몸 등)이었고, 그 요소들이 작가의 탁월한 선택에 의해 조화롭게 작품에서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구성요소의 조화를 찾기 위해서는 지름길은 없고 매일 매일의 도전과 실험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작품에 대한 희미한 아이디어만 있을 뿐 만드는 작업을 통해, 작가 자신도 몰랐던 아름다운 형태를 발견하게 된다고 합니다. 작가가 학생들을 만날 때 강조하는 한가지, ‘만드는 것은 대부분 보는 것에 관한 것’ 즉 작품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인터뷰를 끝낸 후 다시금 생각해 보았습니다. 작가의 습관처럼, 주변환경을 바라볼 때, 항상 어떤 사물이 나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인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것은 작가의 경험처럼 쉽지 않고, 또 시간도 오래 걸리는 일인데요,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주변 환경 속에서 이미 이야기 하고 있기에 찾기만 하면 된다는 작가의 말이 길게 여운이 남습니다.

 

 

Katja Prins

홈페이지 : www.katjaprins.com

이메일 : info@katjaprins.com

도서 : The Uncanny Valley, All texts are published in English, 128 full color pages | Size 25 x 30 cm, Euro 65 (excl.postage costs), 이메일을 통해 주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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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윤상지 기자(sangji_yun@hotmail.com)

Academie Beeldende Kunsten Maastricht 주얼리 디자인과 학사 졸업/ Sint Lucas Antwerpen 주얼리 디자인과 석사 재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