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갈 무렵 삼청동 갤러리 아원에서 열렸던 박지은 작가님의 ‘주머니’ 전에  다녀왔습니다. 8월 31일 전시가 거의 끝나갈 무렵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지은 작가님은 건국대학교 공예과 학사 및 석사를 졸업하시고, 현재 광주대학교에 출강하시면서 개인 작업을 이어오고 계신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삼신 갤러리에서 열렸던 ‘플러스 원’ 전에도 참가하셨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전시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주머니’ 였습니다. 처음에 전시 제목과 작가 노트만을 보고 스페이스 줄은 그녀의 장신구와 그에 담겨있는 개인적이거나 일상적인 스토리, 그리고 파우치(주머니) 형태의 장신구들 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시를 감상하는 순간 박지은 작가의 장신구의 스토리는 작가 개인의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성(Sex)’ 에 관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노트에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을 좋아했던 작가는 글로서 자신의 생각을 먼저 정리한 다음, 큰 윤곽을 잡아나간다고 합니다.

주머니

나에게 없는 너에게 없는 다른 듯 닮은 나 그리고 너

엄마 손에 이끌려간 여탕에서 만난 동내 사내아이. 바나나우유를 나누어 먹으며, 물장구도 치고, 전날 보았던 우뢰매 변신장면을 멋들어지게 흉내를 내던 마녕 유쾌하기만 했던 시간이었다. 그때는 나에게 없는 다른 하나를 지닌 그 아이가 그저 신기했다.

키는 한뼘씩 자라났고, 나에게도 없던 무언가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달리기를 할 때에는 티셔츠를 부여잡고 어깨를 움츠리게 되었고, 뛰어다니기 바빴던 놀이터보다는 교실 안 구석진 곳 여자아이들과의 수다가 더 즐거웠다.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 사이에는 전에 없던 수즙음이 생겼도, 즐겨하던 말뚝박기와 그 전날 보았던 우뢰매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마음이 담긴 편지가 더 많이 오고갔다. 학년이 올라가며 친구들 사이에서는 어른이 되어가는 변화들이 내내 화제가 되었다. 가슴이 나오고 털이 자라고………

……시간이 흘러 호기심과 의구심을 갖을 시간조차 아까운 어른이 된 지금 돌이켜보면, 여탕에서 만난 사내아이, 자꾸자꾸 변하는 내 몸, 매번 영상과 함께한 성교육시간들. 그저 우리가 몰랐던 세상들이 궁금했고, 그 이야기들이 알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누구 나의 궁금증에 대한 길을 일러준 사람은 없었지만,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수줍음보다는 솔직함이 생겼도 그 많던 호기심은 다양한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차츰차츰 풀어 나가게 되었다. 사실 아직도 어떤 것이 우리를 달라지게 만들고 서로를 자꾸 궁금하게 하는지 잘 모르지만 엄마의 모습을 찾아가려는 요즘 그토록 헤메었던 길들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어린학생들의 쑥스러운 질문에 대답하는 요령이 생겼도, 감정은 솔직해졌으며, 양호선생님이 말씀하시던 소중한 여성의 몸에 대한 의미도 잘 알게 되었다.

또한 어렵게만 생각하던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다르지만 끌릴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래서 나는 ‘주머니’ 에 너와 나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 또 다른 주머니를 통해 소중한 그때의 감정들을 되살리고 싶었다. 

-작가 노트에서 발췌- 

해맑게 웃으시며 사진 촬영을 허락해 주신 박지은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멋진 작업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박지은 작가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장신구 옆에서..

나를 좀 봐줘요 / Look at me

황동, 철에 도색, 견사, 채색

96 x 60 x 150 mm

잠시 쉬었다 갈께요 II / I’ll taking a short break II

황동, 철에 도색, 견사

85 x 30 x 80 mm

 

(left) 이제 달려볼까 / Now let’s run

황동, 철에 도색, 견사, 채색

83 x 30 x 95 mm

(right) 이제 달려볼까 III / Now let’s run III

황동, 철에 도색, 견사, 채색

65 x 18 x 110 mm

나를 좀 봐줘요 시리즈 / Look at me series 

Broo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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